한국의 만화사에 있어서 이렇게 격정적이고 흥분이 되는 극화가 있을수 있을까? 선예도가 날카롭기 그지없고 캐릭터의 움직임이 슈퍼울트라캡짱 역동적일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눈길에서 살기가 느껴져 마치 화룡점정을 보는 듯 하다. 이 작품은 중국에 이소룡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다면 한국에는 최배달이라는 신의손God Hand가 있다. 그것도 이소룡보다 30년은 앞서서 등장한 무도의 천재를 그린 만화다. 개인적으로는 고우영 화백의 작품 중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고 싶은 책이다. 보는 내내 손바닥이 흥건히 젖을 정도로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는 서적이며, 감동과 재미 그리고 한국인임이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특히나 후반부에 들어 중국 무술의 고수와 대결하는 장면에서는 칠전팔기, 살을 주고 뼈를 깎는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하일라이트다.
최배달은 지금의 무규칙 격투기가 인기를 끌기 이전에, 이미 세계를 상대로 하여 수많은 무술가들과 실전을 겨뤘으며 한 번도 패한적이 없는 무도인이다. 최배달은 후에 극진가라데라는 무술을 창시하여 --필자의 이전 서평인 [도올 김용옥의 태권도철학의 구성원리] 를 보면 알겠지만 가라데는 일본 고유의 무술이 아니며, 태권도의 뿌리가 가라데에서 연원하지만 우리가 새롭게 창조한 무술임-- 일본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전성기 때 그의 기량은 대적자가 없을 정도였는데, 투우장의 황소와 맨손대결을 하여 그 뿔을 꺽어버리거나, 손가락 2개로 동전을 엿가락 처럼 구부리기도 했으며, 곤히 서있는 맥주병을 수도로 박살내버리는 등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들정도다.
고 고우영 화백의 대야망 의 무삭제 완전판. 고우영은 대장암 투병을 하던 말년에 예전에 심의로 잘려나간 작품을 다시 복원하는 작업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 작업은 고인 생전에 곁에서 작업을 도왔던 고인의 차남 성언 씨가 복원 작업을 직접 맡아,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다. 대야망 은 그 작업의 결실 중 하나로, 심의가 시퍼렇던 시절 잘리고 수정된 장편 300여 곳이 작가가 의도한 초고 그대로 다시 되살아났다.
말풍선 안의 글자는 맞춤법 표기를 따르되, 작품에서 의성어, 의태어 등 작가가 손으로 직접 써 넣은 것도 맞춤법 표기와 상관 없이 그대로 보여 준다. 일본어나 중국어 소리말을 우리말로 적은 것이나 중국어 욕설도 있지만, 작가의 기지와 자유로운 상상력이 그림만큼이나 잘 나타나 있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밀한 작업을 통해 살아난 그림 속에서 고 고우영 화백의 또 다른 심장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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