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는 아직도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여전히 대립 구도이고 논의 자체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해방 이후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일 것이다.
지금도 우리는 의견이 달라서 다툼을 하고 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가 잘못은 아니다.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나이가 들어가면 인간은 보수적으로 변해갈 수 밖에 없다고 하니, 이 시점에서 내 생각을 정리해보고 더 나이가 들어서 돌이켜 봐야겠다.
이승만 - 누군가는 건국의 아버지로 부르기도 하지만, 공과를 비교해 볼 때 좋은 대통령은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해방 후 혼란속에서 미국에 대한 외교는 일정 부분 인정해야 겠지만, 자신의 권력 기반으로 친일 군부와 경찰을 우대한 점은 해방 후 첫단추를 잘못 끼운 결과가 되었고 지금까지도 상처로 남았다고 생각된다. ‘반민특위’를 해체시킨 일은 진정 아쉬움이 남는다. 민족을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의 권력만을 생각하는 왕이 되고 싶은 대통령이었다고 본다. 4.19혁명은 참지 못한 민심의 표출이고 이로 망명길에 오른 대통령을 좋게 평가할 수는 없다.
박정희 - 제일 뜨거운 감자, 그 시절 전세계적으로 후진국에서는 군사 쿠데타가 많았고, 열번 양보해서 박정희가 아니어도 누군가 쿠데타를 일으켰을지도 모르겠다. 윤보선 대통령과 장면 총리의 정치력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4.19혁명의 힘을 집중해서 위대한 국가를 만들 수도 있었을텐데,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고 당시의 사회가 그럴 역량이 부족했다고 느껴진다.
박통의 제일 큰 공으로 보는 부분은 아마도 경제 개발일 것이다. 독재의 긍정적(?) 효과중에 하나가 국가의 자원을 일사분란하게 집중시킬 수 있고 단기간에 경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효과는 공산국가들의 초기 계획경제에서도 볼 수 있다.
문제는 18년 장기 집권을 하면서 앞 부분의 공을 뒤 부분의 민주주의 탄압이라는 과로 다 까먹었다는 점이다. 박통이 친일 청산을 하고, 3선까지만 대통령을 했으면 아마도 천수를 누리고 위대한 인물로 추앙받지 않았을까? 역사에 가정은 없다고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해본다. 이 시기를 어떻게 겪었냐에 따라 사람들의 평가는 다를 수 밖에 없다.
보통 삶을 살면서 경제가 발전된 것만을 느꼈다면 좋은 대통령으로 평가할 것이고, 그런 것 보다는 인간의 존엄, 사상 등을 고민했던 식자들에게는 지옥같은 시기였을 것이다. 특히 간첩으로 몰려서 정치적으로 이용된 제일교포 서승, 서준식 형제, 서승은 고문이 너무 심해서 잠깐 혼자있는 틈에 자신의 몸에 불을 질렀는데 너무 뜨거워서 순간 살고자 뒹굴었다는 글에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참 많은 사람들을 고문과 죽음으로 내몰았다. 대상은 지식인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경찰이 시골 촌부의 집에 가서 식사도 대접받고는 그 집의 가장을 간첩으로 몰아서 체포한 일도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다. 경찰로서 공은 세워야겠고, 서로 쉬쉬하면서 힘없는 약자를 희생시키는 사회. 이런 사회는 제대로 된 나라가 아니다. 빽없는 사람은 언제고 희생양이 될 수 있고 힘있는 자도 때에 따라서는 정치적인 숙청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두환/노태우 - 김재규가 박통을 암살하지 않고, 시민들의 힘에 의해 민주화가 되었다면? 박통의 암살은 권력 공백을 일으켰고 군사 통치의 바통만 전두환으로 옮겨간 모양새가 되었다. 박종철 고문치사로 기폭이 된 6월 항쟁으로 6.29선언까지 나왔지만, 이 또한 주도 면밀한 정치 각본이었고 계속 군사 정권의 시절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김영삼 - 김영삼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기뻐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이제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그러나 노태우와 3당 합당으로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전두환/노태우의 뒤를 봐주어야 하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었고 여전히 과거 청산은 묻힐 수 밖에 없었다. IMF와 자식 문제만 아니였어도 중간은 했을 대통령이라는
이 책은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한국사 교과서 사건’으로 시작한다. 이 이슈의 중심에 있는 역사는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포괄하는 현대사 부분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를 이런 논쟁으로 불러들이고, 또 어떤 사람들이 자신의 입맛대로 현대사를 가져가려 하고 있을까?
이 책은 현대사의 역사적 사실들 중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서는 사건들과 또 논란의 중심에 선 사람들이 내세우는 주장 그리고 그 이면에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사실들이 숨겨져 있는지 등에 대해 하나하나 논거를 가지고 전달하고 있다.
현대사는 지금을 살고 있는 사람들과 그와 멀거나 가깝게, 직간접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과거의 역사적 사실이 현재에 영향을 미치고, 현재의 상황은 과거의 역사적 사실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현대사는 일어난 사건과 이를 바라보는 관점을 둘러싸고 극명한 대립을 이룬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과 무엇을 기점으로 현대사를 보는 관점과 태도가 이토록 다르게 될까? 그런 논쟁의 쟁점에 선 한국사의 사건들을 들여다보자.
머리말. 상식과 비상식의 역사 읽기
1장. 뉴라이트, 그 일그러진 초상
그들만의 현대사를 꿈꾸는 자들 | 일본 극우세력과 한국형 쌍생아 | 한국의 주류와 그들의 친일 조상 | 잔심부름만 했다는 실세 평검사 | 돌아온 올드 보이와 파시즘의 향수 | 악은 의외로 평범하다
2장. 광복절 말살 기도 사건
아닌 밤중에 건국절 논쟁 | 나는 광복절이 좋지 않다 | 건국이 아니라 재건이다 | 이승만이 세종대왕에 버금간다고 | 진짜 건국일은 따로 있다
3장. 현대사의 비극, 국정원
꼬리가 잡힌 국정원의 대선개입 | 드러나는 12·19 대선개입 전모 | 정말 커넥션은 있었던 것일까? | 국정원과 십알단의 수상한 커넥션 | 반복되는 국정원의 정치공작 | 국정원의 퇴행을 막기 위한 조건
4장. 친일파와 [백년전쟁]
뒤늦게 문제가 된 [백년전쟁] | 친일파 연구하면 종북 | 친일은 계속되어야 한다, 쭉 | 친일 경찰의 공격에 무너진 반민특위 | 독립운동을 욕보인 대한민국의 주류
5장. 백범 김구와 암살범 안두희
1949년 6월 26일, 12시 36분 | 암살의 배후는 누구인가 | 그 하수인들, 그리고 미국 |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 이승만과 미국의 김구포비아
6장. 한국판 마타하리가 된 김수임
미군 장교의 현지처, 김수임 | 삼류 드라마 같은 간첩 사건 | 김수임의 혐의는 ‘가능성 없음’ | 시대의 광기가 그녀를 죽였다
7장. 이승만의 친위쿠데타, 부산정치파동
살벌했던 임시수도 부산 | 점심은 평양에서, 저녁은 신의주에서 | 얼어죽고 굶어죽게 만든 장본인 | 이승만, 민주주의와 법치의 파괴자
8장. 권력을 향한 욕망의 분출, 박정희의 5·16
긴 칼이 차고 싶었던 영웅 숭배자 | 최고가 될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 다카키 마사오의 정신세계 | 정보맨 김종필과 육사 8기생 | 대한민국을 유린한 군인들
9장. 형제의 비극, 그리고 인간을 위한 투쟁
죽는 것이 소원이었던 사람 | 간첩단 사건의 주역이 된 형제 | 존엄한 인간을 위한 투쟁 | 어머니의 이름으로 | 현대사가 앗아간 한 가족의 삶
10장. 몰락으로 가는 길, 김대중 납치 공작
그랜드팔레스호텔의 괴한들 | 중앙정보부의 납치 공작 | 대통령 각하 보고 필 | 남산으로 불린 그 이름, 중정 | 허물어지는 독재자의 철옹성
11장. 김재규의 총성, 박정희 왕국의 종언
궁정동 안가의 작은 파티 | 김재규와 차지철의 파워 게임 | 200~300만 명만 죽이면 조용해집니다 | 김재규의 총성, 박정희 18년의 몰락 | 아바타의 그림자, 박근혜 정부
12장. 전두환 대한민국 탈취 사건
암호명 ‘생일집 잔치’ | 전두환의 성공한 쿠데타 | 정치 맛을 알아버린 군인들 | 군부 사조직 하나회의 실체 | 박정희에게서 배운 대로 | 길고 길었던 king공작 쿠데타
13장. 종철아, 할 말이 없대이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 아버지는 아무 할 말이 없대이. | 딥스로트, 영등포교도소 보안계장 | 약자를 생각하고 정의를 사랑한 청년
14장. 1987년 6월, 미완의 성공
긴박했던 1987년 6월의 그날들 | 1987년 6월 10일, 바로 그날 | 전두환은 군대 투입을 결심했었다 | 한열아, 엄마가 갚을란다
15장 노무현, 운명이다
칼끝, 노무현을 겨냥하다 | 이명박 정권과 VIP 충성 문건 | 국세청의 기획 세무조사 | 산 권력의 개가 된 정치검찰 | 언론의 모욕 주기 경쟁 | 정말 ‘운명’이었을까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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