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에도 비슷한 바다의 왕이 있어 살짝 헷갈린다. 다른 슈퍼히어로들과 마찬가지로 기원부터 차근차근 알아가고 싶은데 국내에 출간되는 작품들은 죄다 인생의 2막부터 시작해서 짧은 회상씬들을 이어 붙여야 겨우 이해가 간다. 바다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아쿠아맨이 육지로 올라와 인간들 사이에서 살게 됐는지, 그 이전에 메라와는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 주변인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읽다보니 아직까지 스토리를 따라가기가 벅차다. 캐릭터 백과라도 나왔으면 좋겠다.
지구 표면 대부분을 덮고 있는 거대한 대양, 아쿠아맨은 이를 지배하는 바다의 군주이다. 그러나 육지인들은, 비록 아쿠아맨과 그의 치명적인 연인 메라가 자신들을 지켜 줌에도 불구하고 그를 인정하지 않는다. 인간은 바다를 가벼이 여기듯 아쿠아맨 역시 깔보고 우습게 여긴다. 지상의 인간은 아쿠아맨을 원하지 않는다. 그래도 육지인들에겐 그가 필요했다. 아쿠아맨 외에도 파도 아래 군림하는 이들이 있었다. 어느 날 해구가 열리고 깊고 어두컴컴한 곳, 빛 한 줄기 닿지 않고 오직 굶주림과 증오만이 가득한 그곳에서 새로운 위험이 수면 위로 올라와 뭍을 덮친다. 실체를 드러낸 공포 앞에서 아쿠아맨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하나의 종을 살리기 위해 또 다른 종을 절멸시켜야 하는 상황에 놓인 그는 과연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 DC 최강 슈퍼 히어로 중 하나인 아쿠아맨이 활약하는 아쿠아맨 #1-6 수록.
2011년 DC 코믹스는 리부트 시리즈 뉴 52!를 런칭하면서 히어로들의 기원을 재정의하기 시작했다. 당시 아쿠아맨이라는 캐릭터는 DC 유니버스에서 슈퍼맨, 배트맨, 원더 우먼 트리니티 바로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이저 히어로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인기로 따지면 존재감이 거의 없는 인물이었다. DC는 뉴 52!을 런칭할 때 이 버려진 히어로 부활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다. 그 근거는 바로 스토리를 맡긴 제프 존스였다. 제프 존스는 이전에 죽은 캐릭터로 여겨지던 그린 랜턴과 플래시의 이야기를 쓰면서 이들의 믿을 수 없이 화려한 부활 혹은 재기를 이뤘던 작가다. 그런 그가 아쿠아맨 이야기를 쓰기로 정해졌을 때 독자들은 반신반의했다. 전례가 있으니 아쿠아맨도 되살아날 것이다, 전례가 무색할 만큼 아쿠아맨은 가망이 없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아쿠아맨 시리즈는 전체 뉴 52! 라인업 가운데서도 가장 크게 성공한 타이틀로 꼽히면서 현대적 정서에 어울리는 새로운 기원을 갖게 됐다. 1권에서는 아내 메라와 함께 지상의 인간들 속에 섞여 사는 아쿠아맨의 일상이 그려지는데, 바닷속에서와 같은 초월적인 능력을 발휘하지는 않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치열하게 부딪히는 히어로 아쿠아맨을 만날 수 있다.
카테고리 없음